[앵커]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 마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지정된 아름답고 지켜야 할 문화 유산입니다.
하지만 정작 마을 젊은이들은 "못 살겠다"라며 외지로 떠나고 있다는데요.
무슨 사연일까요?
현장 카메라, 강보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안동 하회마을입니다.
울창한 수풀과 수많은 전통 가옥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는데요.
그런데, 전통을 보존하려다 보니 주민들은 실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입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장판을 들추자 곳곳에 곰팡이가 피었고 임시로 발라놓은 시멘트 사이로 물이 줄줄 샙니다.
맞은편 부서진 벽에서는 흙이 계속 쏟아집니다.
[이연옥 / 안동 하회마을]
"이거 한 5~6년 넘었어요. 차례 돼야 고쳐준대 뭐 언제까지 기다려. 나 죽고서 하려나 모르겠어요."
마을 곳곳에선 방수포를 덮어둔 집들도 눈에 띕니다.
지난 여름 폭우로 무너진 담장입니다.
아직까지 비닐에 덮인 채 방치되어 있습니다.
[안동 하회마을 주민]
"좀 오래됐어요. 그것도 이제 예산이 나와야지…"
실외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을 집안으로 옮겨 수세식으로 바꾸는 것도 전통가옥 보존 규정상 쉽지 않습니다.
[류대근 / 안동 하회마을 거주]
"시골 방은 다 좁잖아요. (화장실) 설치하면 또 초가집에서 그 집이 변형되니까…"
하회마을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주 양동마을도 비슷한 상황.
양동마을의 한 초가집입니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는 이렇게 한참을 걸어가야 합니다.
유지·보수 공사를 예고한 표지판만 곳곳에 몇년째 세워져 있습니다.
[이정옥 / 경주 양동마을 주민]
"철거는 작년 9월에 했죠.(복구) 해준다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기와집이 안 된다 해서 어쩔 수 없이 초가라도…"
담당 부처와 지자체는 서로 떠넘기기 바쁩니다.
[경북도청 관계자]
"과정들이 좀 늦어지는 부분들이 있고요. 집행률이 떨어지다 보니까 그게 또 (문화재청을 통한) 예산 확보에 좀 안 좋은…"
[문화재청 관계자]
"저희들은 그것(유지·보수)에 대해서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만 저희들이 검토를 하는 거죠."
이런 불편함 속에 빠져 나가는 사람은 많고 새로 유입되는 사람은 적다보니 세계문화유산 지정 이후 주민 수가 확 줄었습니다.
[이석진 / 경주 양동마을 거주]
"후손들이 대를 이어서 앞으로 500년까지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죠…지금 청년은 한 명도 없습니다 우리 마을에."
현장카메라, 강보인입니다.
PD : 김남준 장동하
작가 : 전다정
강보인 기자 riverview@ichannela.com